명작이란 무엇일까? 나도 잘 모른다. 그저 어릴적부터 TV와 책, 인쇄물과 같은 매체를 통해 명작이라고 이야기하고 경매장에서 수천만 파운드에 낙찰되는 어마어마한 가격때문에 명작이라고 인식하고 있을뿐이다. 정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고흐의 작품은 뭔가 불길하고 투박하며, 피카소의 작품은 너무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렵다 - 정말 순수하게 미술작품을 바라본 내생각이다. 작품의 겉모습만으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예술에 대해 문외한인 일반인이 하는 이야기니 흥분하지 않기를 바란다 - 하지만 언론에서는 불후의 명작이라느니, 천재의 손길이라느니 하는 수식어를 붙여놓고 작품들의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려놓는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고흐의 <해바라기>는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2500만파운드의 가격에 거래되었고, <가셰박사의 초상>은 8천만 파운드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고흐가 다시 태어나면 자신의 작품이 사후에 엄청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알고 땅을 치고 시대를 앞서태어난것을 후회했을지도 모르지만, 만약에 내가 고흐의 사후에 미술평론의 거물로 존재했다면 고흐라는 이름은 네덜란드인들의 기억에서도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극동과 서양에서 출간된 책들이 규범적인 예술집단에 중점을 둔 것에 반해 이 책은 예술가나 사조가 아닌 개별 작품에 중점을 둔다. 그 이유는,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작품의 작가가 다 유명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작품에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무수한 천재의 이름이 잘려나갔다.(p.10) 이 책에 나오는 작품들은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거나 유명한 장인들의 작품들만이 아니라, 캄보디아의 불상, 페루의 고대두상, 스리랑카의 와불상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처음보는 작품들이 대거 등장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명작이나 거장들의 작품이라고 해서 담은것이 아니라 방대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명작이라는 기준에 접근하였고, 그로 인해 이런 작품들을 다양하게 책에 수록한것 같다. 르네상스시대부터 바로크, 인상파에 이어지는 시대에 그려진 작품들중에서도 우리가 자주 접하지 못했던 작품들을 수록하고 있어 신선했다고 해야 할까나, 하지만 처음보는 작품일지라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작품하나하나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지 않을것이다. 고려시대의 명작중의 하나인 수월관음도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한국인인 박영숙님이 기고한 글인데, 그저 사진으로만 통해 알던 이 작품에 대해 자세하게 알수 있어 좋았다. 이 작품은 현재 일본의 가가미신사에 소장되어 있는데, 작품속에 담겨진 배경들이 주는 의미, 그리고 작품의 현재상태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고려왕조 후기의 불교댕화 대부분이 일본에 소장되어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로마에 관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책속의 사진으로 가끔씩 등장하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황제 청동기마상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고대말기부터 동전주조에 청동이 많이 필요하게 되면서 당시 청동작품들을 잘게 잘라 녹여 대포, 문, 자물쇠등을 제작하는데 모두 사용되었는데, 이 작품이 살아남을수 있었던건 종교가 세속을 지배하던 시대에 이 청동상이 크리스트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의 동상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후대에 동전과 대리석 조각상을 통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는 것이 밝혀졌는데 그 증거로 주화에 새겨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모습을 비교하고 있다. 내가 볼땐 동전에 새겨진 모습과 비교했을때 납득할만큼 비슷하지는 않지만, 뭐 그렇다니 그려려니 하고 믿는수 밖에.. 이 책을 편집한 크리스토퍼 힐 역시 명작의 정의에 대해서 다각도로 이야기 하고 있지만 명확한 해답을 내려주지를 않는다. 다양한 관점의 기준에서,감정계의 거물 케네스 클라크라는 사람의 책을 통해서, 주관적이고 감정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기준을 제시하고 명작의 정의에 대해 접근한다. 명작이란 다양한 관점에서 제시될수 있다. 가장 큰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는 작품을 지칭한다거나, 예술가가 자신의 시대를 표현하되 과거와 연결되는 전통적인 양식을 재탄생시키는 힘 이 있거나하는 다양한 이유들이 제시된다. 저자 역시 이런 이론들을 취합하여 다양한 작품들을 실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저 대가들의 명작들을 바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만족스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나라나 자신들만의 문화와 역사가 있고, 그 속에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며 후대에 값진 유산들을 남겨주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각국의 다양한 명작들을 접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세기의 명작들과 조우하기를 권하고 싶다.
박물관 관계자와 학자들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명작을 판단할까?시대를 초월한, 천재적인, 혁신적인, 완벽함, 신비함 같은 추상적 용어들의 의미를 듣는다 명작 이라는 말은 중세시대 말 유럽에서 숙련공이 길드에 입성하기 위해 만든 뛰어난 작품을 일컫는 데서 유래됐다. 자신의 기교를 최대한 뽐내는 것이 특징이었다. 오늘날 명작이라는 말은 영화, 음악, 책 등 다른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박물관은 평범한 작품이 아닌 명작을 수집하고 싶어 하며 그렇게 소장한 주옥같은 작품들은 박물관을 대표하는 멋진 특징이 된다. 그렇다면 박물관 관계자와 학자들은 어떤 기준으로 명작을 판단할까? 그 기준을 알고 싶지만 비평가들이 작품들을 설명하는 데 사용하는 용어들은 너무나 추상적이다.우리가 소위 말하는 ‘명작’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이유는, 시대와 지역의 한계를 초월한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 외에 역사적·문화적 호소력을 지니고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작품을 명작이라 칭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여기서 말하는 보편적 가치가, 작품 안에 내재되어 있는 역사의식과 생활양식, 문화적 가치를 통해 드러난다고 말한다. 다채로운 기법과 기교로 표현되는 오늘날의 예술작품과 달리, 근대 전후의 예술 작품에서는 그 안에 담긴 정서와 의미가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 명작이란 무엇인가 는 박물관 큐레이터, 고고학자, 예술사학자 등 각 영역에서 활동하는 기고자들이 꼽은 작품에 대한 해설을 엮은 것이다. 몇 만년 전에 만들어진 동굴 벽화에서부터 종교예술 작품, 서양미술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중을 사로잡았던 명작 70점을 엄선하여 소개한다. 각 작품들이 속한 시대에서 어떤 예술적ㆍ역사적 가치를 지니는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명작의 개념과 정의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작품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초점의 이동 과정, 작품에 배어 있는 스토리 등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과연 ‘명작’이란 무엇일까? 위대한 예술가들과 그들이 창조해 낸 작품들을 조명하고 전통적 양식을 재해석하여, 본질적으로 접근해 보자.
들어가는 말
명작의 탄생_ 크리스토퍼 델
1. 예술의 탄생: 기원전 500년까지
쇼베 동굴_장 클로트
멘카우라의 석상_톰 필립스
올멕 문명의 거대한 두상 8번_마이클 D. 코
아슈르바니팔의 사자 사냥_줄리안 리드
쿠로스_재스 엘스너
2. 권력의 예술: 기원전 500년~기원후 1000년
‘테베공략 7장군’ 조각_조반니 콜론나
루도비시의‘ 대좌’_로빈 오스본
리아체 청동상_로빈 오스본
엘체의 부인_루비 산즈 게모
폼페이 신비의 저택_메리 비어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기마상_ 낸시 H. 레미지
첫 번째 설법을 전하는 부처_존 가이
성자 두 명과 천사들이 함께 있는 모자상_재스 엘스너
모체 초상화 도자기_크리스토퍼 B. 도난
3. 문화의 혼합기: 1000~1300년
장택단의 청명상하도_로더릭 휫필드
아난타 위에 누운 비슈누_존 가이
베즐레 팀파눔_장 르네 가보리
체팔루 대성당 모자이크_존 줄리어스 노리치
폴로나루와의 와불상_안토니 곰리
운경의 무착과 세친_도널드 F. 매컬럼
샤르트르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_페인튼 코웬
4. 새로운 시작: 1300~1500년
이페 구리 마스크_수잔 프레스턴 블라이어
조토 디 본도네의 스크로베니 예배당의 프레스코화_주세페 바질레
김우문 외의 수월관음도_박영숙
클라우스 슬뤼터르의 모세의 샘_수지 내쉬
후베르트 반 에이크와 얀 반 에이크의 헨트 제단화_크리스토퍼 델
마사초와 마솔리노의 브랑카치 예배당 프레스코화_ 오르넬라 카사자
프라 안젤리코와 로렌초 모나코의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_매그놀리아 스쿠디에리
로히어르 판 데르 베이던의 그리스도의 십자가 강하_ 가브리엘레 피날디
도나텔로의 다비드_울리히 피스테러
아스텍의 독수리 기사_수잔 토비 에번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몬테펠트로 제단화_ 메릴린 아론버그 라빈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_폴 요아니데스
5. 완벽한 예술을 꿈꾸며: 1500~1600년
알브레히트 뒤러의 자화상_울리히 피스테러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_마틴 켐프
조반니 벨리니의 산 차카리아 제단화_피터 험프리
히로니뮈스 보스의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_그레이슨 페리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벽화_윌리엄 E. 월리스
라파엘로 산치오의 아테네 학당_잉그리드 D. 로랜드
마티아스 그뤼네발트의 이젠하임 제단화_조셉 레오 코너
베첼리오 티치아노의 성모승천_프란체스코 다 모스토
술탄 무하마드의 키유마르스의 왕궁_데이비드 J. 록스버그
구영과 루 시다오의 산수화_크레그 클루나스
대(大) 피터르 브뤼헐의 네덜란드 속담_스테판 켐퍼딕
틴토레토의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_쿠엔틴 블레이크
엘 그레코의 오르가즈 백작의 매장_사비에르 브레이
6. 과거와 현재: 1600~1800년
카라바조의 엠마오의 저녁식사_헬렌 랭던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베는 유디트_저메인 그리어
비치트르의 수피파 샤이크를 왕들보다 더 좋아하는 자항기르 황제_데보라 스왈로우
페테르 루벤스의 아레스로부터 에이레네를 보호하는 아테나_데이비드 제프
렘브란트 판 레인의 야간순찰_크리스토퍼 델
잔 베르니니의 성 테레사의 환희_마리나 워너
니콜라스 푸생의 포키온을 그린 작품_피에르 로젠베르크
로히어르 판 데르 베이던의 그리스도의 십자가 강하_가브리엘레 피날디
도나텔로의 다비드_울리히 피스테러
아스텍의 독수리 기사_수잔 토비 에번스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몬테펠트로 제단화_메릴린 아론버그 라빈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_폴 요아니데스
7. 근대를 향해서: 1800년대 이후
프란시스코 데 고야의 1808년 5월 3일_마뉴엘라 메나 마르케스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_워너 부쉬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_ 바르텔레미 조베르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의 영국 국회의사당화재, 1834년 10월 16일_앤드루 윌튼
토머스 콜의 옥스보우 정경_마이클 J. 루이스
클로드 모네의 아르장퇴유 부근의 개양귀비꽃_존 하우스
에드가 드가의 14세의 어린 무용수_쿠엔틴 블레이크
에두아르 마네의 폴리 베르제르의 술집_필립 풀먼
오귀스트 로댕의 신들의 전령, 아이리스_안토니 카로
폴 세잔의 사과와 오렌지_크리스토퍼 델
빌헬름 함메르쇠이의 햇살_안네 버짓 폰스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