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발달성장이 정체된 아이, 오스카는 자신의 양철북을 분신처럼 여기면서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비록 오스카는 신체적 발달에 문제가 있었지만, 정신적 성장성은 오히려 또래의 친구들보다 성숙되어있었고, 성인들의 사고방식보다 더 고차원적인 사고를 하는 아이이다. 오스카는 양철북을 매고서, 자신의 주변환경을 돌아보면서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의 이면을 궤뚫어 보는 통찰력이 뛰어난 아이이다. 이러한 오스카를 통해서,우리는 우리의 사회 부조리적인 요소들을 계속해서 파헤치고 다니는 오스카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수가 없다.
1999년, 수많은 후보자들의 경쟁 속에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독일 작가 귄터 그라스의 대표작. 나치스 치하에서 성장하여 전쟁에서 살아남은 독일 전후세대를 대변하는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세 살 생일에 오스카는 어른들과 거리를 두기 위해 성장을 멈추기로 결심한다. 고작 97센티미터에 불과한 키 때문에 누구도 그에게 책임을 묻는 일이 없다. 20세기 초 가장 비극적이며 추잡한 사건의 현장범이지만 그는 어떤 혐의도 받지 않으며, 그래서 가장 냉정한 관찰자다. 양철북을 든 것은 오스카이지만, 소설 속 ‘나’이기도 하고, 오스카가 성장을 멈춘 1927년에 바로 그 단치히에서 태어난 귄터 그라스 자신이기도 하다.
작가가 묻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 세기를 함께 살아온 우리는 1900년대의 광기로부터 자유로운가? 앞으로 살아낼 또 한 세기는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양철북 은 1899년, 오스카의 할머니 안나 브론스키가 감자밭에서 떠돌이 남자를 자신의 네 겹 치마 밑에 숨기는 데에서 시작된다. 20세기는 19세기와 연결되고, 20세기는 다시 귄터 그라스를 통해 21세기로 옮겨진다. 20세기 마지막 노벨문학상은 수상자를 제대로 찾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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