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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금을 먹을까

어린이책 읽는 삶 152하늘이 내리고 해님과 바다가 베푼 선물― 어떤 소금을 먹을까? 김준 글 이장미 그림 웃는돌고래 펴냄, 2014.1.9. 14000원  얼마 앞서까지 우리 집은 소금으로 이를 닦았습니다. 굵은소금을 입에 물고 살살 녹인 뒤에 천천히 잇솔질을 했어요. 굵은소금을 쓰기 앞서는 숯으로 이를 닦았습니다. 요즈음은 숯도 굵은소금도 아닌 이엠(EM) 발효액을 입에 머금은 뒤에 잇솔질을 해요.  이렇게 여러 가지로 이를 닦은 까닭은 이도 이입니다만, 전남 고흥이라는 시골에서 사는 우리 집 살림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집에서 쓰는 모든 물은 땅밑을 거쳐서 도랑을 지나 바다로 곧바로 스며들거든요. 조그마한 우리 집이지만 우리 집에서 어떤 물을 쓰고 버리느냐에 따라서 우리 집 밭자락도 달라지지만, 우리 마을도 우리 바다도 달라져요. 깨끗한 바다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집에서는 세제 한 방울도 계면활성제 거품 하나도 흙이나 바다로 스며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별아, 돌아가신 할머니가 부뚜막에 늘 소금 독을 모셔 두었던 것, 기억하니? 소금 독을 거기 둔 건 음식 간을 할 때 편하게 쓰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물 한 그릇과 함께 소금도 하얀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 조왕신에게 올리기 위해서이기도 했어. (9쪽)  김준 님이 글을 쓰고 이장미 님이 그림을 넣은 《어떤 소금을 먹을까?》(웃는돌고래,2014)라는 책을 가만히 읽어 봅니다. 이 책은 ‘섬 박사’인 김준 님이 이녁 막내딸한테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할 만합니다. 글쓴이 김준 님은 이녁 막내딸이 바다하고 살가이 사귀기를 바라면서 바다 이야기를 들려주어요. 《어떤 소금을 먹을까?》는 여러 가지 바다 이야기 가운데 ‘바다에서 얻는 소금’을 다룹니다.천일염이 식품으로 인정받으면서 소금밭의 결정지도 장판이 아니라 식품 안전에 문제가 없는 좋은 바닥재로 바뀌고 있어. 반가운 일이야. (23쪽)수원에서 인천까지 놓인 기찻길이라고 해서 첫 글자를 따 ‘수인선’이라고 한 건데, 일본이 우리나라의 소금과 쌀을 인천항을 통해 실어 가기 쉬우라고 놓은 철도였거든. 그 사이에 소래 염전, 남동 염전, 군자 염전 등 큰 염전이 모여 있었지. (59쪽)  우리가 먹는 소금은 여러 가지입니다. 아마 맨 먼저 느낄 수 있는 소금은 ‘몸에서 나는 땀’이지 싶어요. 아이들이 개구지게 뛰놀면서 흘리는 땀이나 어른들이 힘껏 일하면서 흘리는 땀이 이마를 타고 흐르다고 볼을 거쳐서 입술에 닿으면 짬쪼름한 맛이 나요. 땀은 ‘몸에서 나는 소금’이라고 할까요? 그야말로 개구지게 뛰논 아이들이라든지 힘껏 일한 어른들이 입은 옷을 보면 등판에 하얗게 ‘소금꽃(땀꽃)’이 핀다고도 할 만해요. 나는 아이들을 이끌고 자전거를 달릴 적마다 옷이 온통 하얀 꽃이 피곤 합니다.  아무튼 우리는 바다에서 나는 소금을 먹지요. 바다가 먼 고장에서는 바위로 된 소금을 먹어요. 바다에서 나는 소금은 ‘바닷소금’입니다. 바위로 된 소금은 ‘바위소금’이에요. 우리가 널리 먹는 바닷소금은 ‘볕소금’이라고도 해요. 햇볕으로 얻는 소금이기 때문입니다. 햇볕이 바닷물을 말려서 얻으니 ‘바닷소금·볕소금’ 같은 이름이 잘 어울려요. 그리고 요새는 이 두 가지 이름 말고도 새로운 이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하늘소금’이에요. 하늘이 내린 선물 같은 소금이라는 뜻까지 담아서 ‘하늘소금’이라고도 합니다.메주는 봄이 되면 장으로 변신했어. 항아리에 물을 붓고 소금을 듬뿍 넣은 뒤 메주를 담가 놔. 그 위에 숯과 솔잎, 붉은 고추를 올려놓고 장독에는 새끼줄을 감아 … 그렇게 한 달 반 정도 두면 까만 물이 생겨. 콩과 소금이 만나 만들어 낸 물이야. 그 물을 달이면 간장이 되고, 남아 있던 메주를 건져서 된장을 만들었지. (126쪽)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금을 먹기에 ‘바닷소금’입니다. 해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소금을 먹으니 ‘볕소금’이에요. 또는 ‘해소금’이라 할 수 있어요. 하늘이 사람을 어여삐 여기는 숨결을 사랑하자면서 먹을 적에 ‘하늘소금’이에요. 가만히 보면 모두 같은 소금이지만, 소금을 마주하는 마음결마다 애틋하면서 포근한 이름이 태어나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 소금으로 간장도 된장도 고추장도 얻습니다. 이 소금으로 온갖 김치를 절입니다. 이 소금으로 물고기를 오래도록 재웁니다. 이 소금으로 나물맛을 더욱 깊게 냅니다. 이 소금으로 국도 맛나게 끓이지요. 이 소금이 있어서 더위도 씩씩하게 이길 만해요.  우리는 어떤 소금을 먹을까요? 그냥 가게에서 사다 먹는 소금일까요? 아니면, 가게에서 사다 먹더라도 바다와 해님과 하늘이 고루 어루만지는 따사로운 숨결이 깃든 소금일까요? 어떤 영양소로만 먹는 소금이 아니라, 이 땅과 바다를 넉넉히 아끼고 보살피는 숨결을 즐겁게 받아들여서 먹는 소금이리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미역국을 끓이면서 소금하고 간장을 알맞게 섞어서 간을 맞춥니다. 옥수수랑 감자를 찐 뒤에 밥상에 ‘하늘소금’을 한 종지 함께 올립니다. 이 소금을 즐겁게 누리면서 하루를 기쁘게 가꿉니다. 2016.6.25.흙.ㅅㄴㄹ(숲노래/최종규 - 어린이책 비평)

고갱이 지식 백과 시리즈 7권입니다. 소금을 만드는 사람들, 소금을 파는 사람들, 소금으로 제를 올리는 사람들, 소금에 담긴 역사 이야기, 그리고 소금을 먹는 사람들 이야기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살아 있는 소금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부록에는 소금에 관해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찾아가 보면 좋을 곳들이나 소금을 만드는 갖가지 방법 등 소금에 관해 좀 더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따로 실어 놓았습니다.1장에서는 소금과 염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2장에서는 소금이 단지 먹는 것만이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3장에서는 소금 장수들이 소금을 지고 전국을 누비던 소금길의 이야기를, 4장에서는 곳곳에서 환영받는 소금 장수 이야기를, 5장에서는 소금에 얽힌 갖가지 옛이야기를 실어 놓았습니다. 6장에서는 소금을 중심으로 우리 역사 속 장면들을 살펴보았다. 우리나라에 천일염이 시작된 계기나 주춤했다가 다시 힘을 내게 되는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7장에서는 우리 할머니, 할머니의 할머니들이 간장과 된장, 고추장, 젓갈 같은 발효식품을 얼마나 귀하게 대해 왔는지 살펴봅니다.

여는 글 천일염의 비밀을 찾아라!

1장 소금밭에 놀러 가자!

하늘과 땅이 만나야 만들어지는 태양의 보석, 소금
새로 드러난 소금밭의 가치
-소금밭에 쓰이는 도구들

2장 소금으로 불을 막아?

나쁜 기운 몰아내는 소금의 힘
바닷물로 불을 막는 함평 불막이제
소금으로 불을 막는 사람들
-소금을 얻는 여러 가지 방법

3장 가노 가노 언제 가노 열두 소금길 언제 가노

물 위의 소금길
육지의 소금길
고속도로가 된 소금길
검단선사의 보은염길
-60년 만에 만든 보은염

4장 소금 사고파는 사람들

쌀을 줄 테니, 소금이랑 바꿔 줘
연예인만큼 인기 있었던 소금 장수
우리 소금, 수입 소금
-소금이 궁금해? 여기로 가 봐!

5장 소금 지게에서는 이야기가 몽글몽글

말이 된 소금 장수
소금 장수와 구렁이
소금 장수의 결혼
소금 장수와 아들
소금 장수 을불
귀신 말을 알아듣는 소금 장수
소금으로 도로를 만들어?

6장 우리 소금의 역사

나라에서 소금을 관리하다
소금을 둘러싼 권력 다툼
일제강점기, 우리 소금의 역사
소금, 모자라도 걱정! 남아돌아도 걱정!
-갯벌천일염의 전설, 비금 염전
-아주 특별한 염전들

7장 부엌에 있는 고마운 약, 소금

좋은 음식이 곧 좋은 약
우리 집 보약은 소금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은 소금과 장이 보약

부록
소금에 관한 여러 가지 속담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