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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런닝구


어릴 때 글 꽤나 쓴다는 칭찬을 받지 않았다면, 난 지금쯤 훌륭한 작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발표시간마다 멋진 글을 발표해야 한다는 중압감은 오히려 빗나간 길로 이끌었다. 그럴싸한 글을 쓰려다 보니 장황하고 내용도 없었다. 를 읽으며, 시가 이렇게 쉽구나 하는 생각에 아슬한 아쉬움을 느꼈다. 교과서에 등장하는, 혹은 음악 시간에 배우는 동시들은 하나같이 너무 예쁘고 운율도 딱 맞아 그것만이 시 인줄 알았다. 비슷하게 쓰려고 흉내도 많이 냈을 거다. 그런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진작 알았다면, 사소한 일상에서도 글감을 찾아내는 사람이 되었겠지. 이 책에서도 시답게 꾸미고 싶어하는 아이와 생각나는 대로 쓰는 아이는 대번 다르다. 물론 시는 운문이니까 다듬어서 나쁠 것은 없다. 다만 그 아이가 시를 다듬고 꾸밀 시간에 주변의 아름다움을 하나라도 놓칠까봐 걱정이 된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어른의 세계는 자랑스러울 때도 있고, 부끄러울 때도 있다. "하양 거리"에서는 부끄럽다. 잡지책 네 권이/ 하양 사람들 모두 다/ 유혹한다 는데, 할 말이 없어진다.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자면서 잡지 표지는 야해야 하는, 그 모순에 미안하다. 2학년이 바라본 "소"는 그저 착하다. 물론 스물 다섯의 내가 봐도 소의 눈은 순하기만 하다. 그러나 그 아이가 소가 사람이 되면 이 세상은/ 다 착한 사람이 될 거다 라고 하니, 착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었단 생각에 또 미안해진다. 다행히 부지런하고 정직하게 사는 부모는 아이에게 부끄러움의 대상이 아니다. "엄마의 발"에서 엄마의 발은 부르텄다/ 꾸덕살이 떨어진다 그런 발이 창피하지 않고 눈물나는 건, 반비례해서 내가 먹고 배우기 때문일 것이다. 효도하라는 말 대신 부모님의 발을 그려오게 한다 는 이호철 선생님의 말이 생각난다. 어느날 숙제를 하려고 부모의 발을 보다가 다들 한번쯤 눈물 지었으리라. 부모를 자세히 관찰하고도 잘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밥상 머리에서 문득 눈에 띈 깊은 주름 때문에 고개를 떨구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고생시켰다는 생각보다 그걸 몰랐다는 사실이 너무 미안해서. 요즘 아이들은 다르다고들 하지만, 아무리 별나고 심술궂어도 순수하다는 점에서, 지금 아이들은 20년 전의 내 모습이나 50년 전 부모님 모습과 똑같다. 한 문제 틀려서/ 쫘악 긋는 옆짝/ 내 가슴이 쭉/ 째지는 것 같다 읽는 내 마음에도 빨간 줄이 주욱 그어지는 느낌이다. 시험을 치르고 난 풍경이 생생히 되살아 나는 "시험"이다. 아이들의 "잠자리"는 무용을 한다. 저희들끼리/ 내가 보는지 몰라서/ 부끄러움도 없이/ 예쁘게 무용을 하고 있었다 잠자리나 나비, 벌의 움직임에 온갖 과학적 지식을 동원하던 두뇌가 피식 웃는다. 생각해보니 잠자리가 무용을 하고 있는 것이 맞다. "참새와 개나리"는 때로 거리를 두고 볼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살금살금 가까이 가니까/ 참새가 포르르 날아가 버렸다/ 내가 괜히 가까이 갔다/ 차라리 멀리서 볼걸 잡으려고 할 때 잡히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는 걸 우린 어릴 때 경험으로 알게 된다. 하지만 잡히지 않기 때문에 더 잡고 싶은 거겠지. 새끼 돼지가 젖먹는 광경을 "돼지"에서 이렇게 묘사한다. 젖꼭지에 조롱조롱/ 가지처럼 매달린다 어미 돼지의 젖을 먹는 12마리의 새끼 돼지를 보고 가지를 떠올리는 아이라면, 일상을 쉽게 지나치지 않는 따뜻한 사람이 될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정말 좋은 동화는 어른이 읽어도 재밌다고 생각한다. 감탄하며 읽은 동화책도 몇 있다. 동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때론 즐겁게 웃어가며 때론 농촌의 삶에 괴리감도 느끼며 를 입었다. 할머니가 농사를 지으셔서 방학마다 놀러갈 시골이 있음에도, 도시인인 내게 먼 얘기들이 있다. 이 동시들이 과연 도시에 사는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의문이다. 한국 어린이의 글쓰기를 대표한다고 했지만, 도시 어린이가 배제된 것은 사실이다. 전국적으로 시를 모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신이 겪지 않은 일에 호기심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지만, 자신의 경험한 일에 공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도시 어린이들이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할 수는 없었을까.
머리로 짜내고 꾸며 맞춘 죽은 시. 어른들을 흉내내 거짓스럽게 말재주를 부리는 가짜 동시가 아니라 어린이들이 살아가면서 가슴으로 느낀 것. 온몸으로 겪은 것을 쓴 참된 시들만 모아 놓았다. 또래 친구들이 쓴 참된 시들을 보면서 참된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갈 것이다.

1. 산에서 들에서 밭에서
2. 함께 사는 동물들
3. 나무야 풀들아 꽃들아
4. 우리 집 식구들
5. 놀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놀고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는 한 가지 법칙

천재들은 타고난다고들 말한다. 물론 타고난 사람들도 있겠지만,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 천재라 불리우는 이들 모두남들보다 백 배 더 노력한 사람들이다.1%의 법칙, 저자가 예로 든 내용들이다.모차르트는 평생 626곡이나 되는 엄청난 작품을 작곡했고,그 중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걸작품은 1%에 해당하는 6곡 정도이다.그리고 나머지 100여편의 곡은 뛰어난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나머지 500여 곡 정도는 평범한 곡이나 형편없는 졸작이었다.그리고 그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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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

만남, 그 후로 다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돌베개, 1998년) 이후 신영복 선생님의 글을 놓치지 않고 보아오다 강의 와 담론 에서 머뭇거렸다. 무엇 때문이었는지 이제야 짐작이 간다. 짐작이 간다는 것은 그간 신영복 선생님을 이해하는 바가 단편적이었다는 것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많은 배움을 받으며 혼자 따르게 되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발간되는 책을 중심으로 언론에 등장하는 글을 통해 선생님의 가치관과 지향점을 알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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